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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실천에는 때와 장소가 없기에 올 황금연휴인 설을 반납하고 떠난 캄보디아 의료봉사.... 우리가 나눈 것보다 더 큰 사랑을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바리 바리 싼 짐을 싣고 인천공항에서 캄보디아로~
출발 하루 전날인 4일, 캄보디아 현지 사정으로 1인당 20Kg까지 가져갈 수 있는 짐의 무게가 14kg으로 변경되었다는 사전 출발팀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미 20Kg씩 포장해 놓은 상자들.. 꼭 필요한 물건들만 챙긴것이라 어느 것 하나 덜어 낼 수가 없었습니다. 다행히 항공사측의 배려로 준비한 물품을 가지고 캄보디아로 Go~
밤 12시... 국제공항이라는 말이 무색하리만큼 작은 씨엠립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피부에 와닿는 열기로 이국 땅에 도착했음을 알았습니다.
오지마을 '룸쩌익', 거칠고 투박한 발과 저체중의 사람들 추운 한국과 달리 40도를 웃도는 폭염의 날씨와 흙먼지 가득한 비포장 길을 달려 도착한 '룸쩌익'. 현지 보건소에 도착하자 마자 숨돌릴 틈도 없이 소아과, 정형외과, 가정의학과, 치과의 4분야를 중심으로 진료가 시작되었습니다. 몰려든 사람들에게 구충제와 비타민 한 알을 먼저 복용시킨 후 시작된 진료... 진료를 받기 전 접수, 혈압검사 그리고 혈액검사가 시작되었고, 자원봉사자들과 간호사, 최수종 홍보대사가 묵묵히 그 역할을 해냈습니다.
몰려든 수백명의 주민들의 몸무게, 혈압 등을 재면서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들의 발이었습니다. 평생 제대로 신발을 신지못한 어르신들의 발은 남녀를 불문하고 몹시 거칠고, 투박했습니다. 성인 남자들의 평균 몸무게가 50kg, 여자들은 30kg~40kg 대, 아이들 역시 체중미달이었습니다. 한 해에 6만명 이상의 아동들이 영양실조, 설사, 폐렴 등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통계가 피부로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고르지 못한 영양섭취, 정화되지 않은 물, 회복되지 않는 경제, 한 낮엔 천을 머리에 둘러야만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강한 태양... 이 모든 것들이 이들을 힘겹게 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진료의 마지막은 약배급과 복용법을 설명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약국에서 듣는 '식후 세 번'이란 말은 하루 두 끼 식사조차 사치인 이곳 사람들의 현실엔 통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엄마들이 아이들과 함께 약을 타러왔는데, 똑같이 생긴 약봉지 중 엄마와 아이의 약을 구분하지 못할까봐 아이 약봉지에 곰돌이 그림을 그려넣고 손짓발짓으로 재차 설명하는 약국담당 하희라 홍보대사, 더운날씨에 수고하셨습니다.
이 곳에선 의료봉사 뿐만 아니라 후원받아 가져간 수백벌의 옷을 아이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대부분 맨발에 옷 한벌로 생활하는 이 곳 아이들은 새옷을 구경하기 힘들답니다. 그 많던 옷들이 거의 동이 날 때쯤 우리의 시야에 여기저기 구멍이나고 때가 낀 옷차림의 소년이 들어왔습니다. 이 아이도 옷 한 벌로 계속 생활해 온 듯 했습니다. 새 티셔츠와 반바지로 갈아입혀주었더니, 신나하면서 입던 옷을 손에 쥐고 막 뛰어갔습니다. 한참이 지나 바지의 앞 뒤로 큰 구멍이 나 있어 입으나 마나한 옷차람의 동생을 데리고 왔습니다. 다행히 윗옷은 여벌이 있었지만, 바지는 이미 동이나 주지 못했는데, 동생은 달라고 떼를 썼습니다.
아쉬운 눈빛의 자그마한 그 아이들를 보면서 짐을 꾸릴때 한 벌의 옷이라도 더 챙길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이들의 모습에서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진리를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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