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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7일, 부암동의 한 고즈넉한 저택가에서 마음을 사로잡는 음악 한 줄기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저녁 8시부터 두 시간 가량 진행된 작은 음악회. 기립박수와 앵콜의 외침으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다시 연주됩니다.
이 날 초청된 연주자들은 바로 하트-하트체임버 앙상블입니다.
Art For Life 는 오보이스트 성필관님이 직접 한옥을 개조하여 만든 하우스콘서트 장과 자택이 함께 자리 잡고 있는 곳입니다. 어느 기사에서 읽은 인터뷰에는, ‘삶을 축제로' 라는 슬로건으로 음악과 예술을 통한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 성필관 님은 이웃을 돌아보며 봉사하는 삶이야말로 참된 삶임을 깨닫고, 사랑을 나누고 예술을 나누는 길을 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우스 콘서트는 이러한 문화 예술 나눔의 한 부분으로 매주 수준급 연주자들의 소공연이 펼쳐지며, 그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금이 됩니다.
이러한 관장님의 소명과 어울리게 이곳은 소외된 이웃에 관심과 애정이 많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음악도 나눌수록 감동이 더하고, 사랑도 나눌수록 커진다고 하는데, 이런 점에서 음악과 사랑 나눔은 서로 비슷한 모습을 지니고 있나 봅니다.
음악과 사랑, 나눌수록 빛이 나는 닮은꼴 관계
이 날은 우리재단의 하트-하트체임버 앙상블이 초청되어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과 장애인을 위한 나눔을 실천하고자 뜻을 모으는 분들과 함께 하였습니다. 하트-하트체임버 앙상블팀은 클라리넷 이상재 음악감독, 바이올린 김종훈 악장과 남민경 예비단원, 그리고 피아노 박혜영 객원연주자 4명으로, 객원연주자를 제외한 연주자들은 모두 앞이 보이지 않는 역경을 딛고 일어선 시각장애 전문 음악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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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시간 내내 내려놓을 수 없었던 활처럼,
인생에서 절대 놓을 수 없었던 음악을 향한 열정...
1부 공연은 Art For Life 관장님이자 오보이스트이신 성필관 님을 비롯하여 클래식기타, 재즈피아노 연주 등으로 채워지고 드디어 2부 공연, 하트-하트체임버 앙상블팀의 연주가 시작되었습니다.
김종훈 악장님의 헝가리무곡을 시작으로 이상재음악감독님의 "It ain‘t necessarily so", 다리우스 미요의 클라리넷과 바이올린, 피아노 협주곡 등 수준높은 공연을 선보였고, 예비단원 남민경님의 솔로연주, 엘가의 "사랑의 인사"가 이어졌습니다.
남민경님은 이 날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1시간 30여분 동안 바이올린과 활을 단 한 순간도 내려 놓지 않고 연습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 지켜보던 이들에게 더한 감동을 안겨 주었습니다.
어쩌면 그 모습에서 우리가 느낀 것은, 암흑 속에서도 결코 놓을 수 없었던 음악을 향한 열정이 아니었을까요..비록 우리가 지켜본 것은 몇 시간에 불과하지만, 살아오면서 앞이 보이지 않는 암흑을 견디고 이렇게 많은 이들과 음악으로 함께 할 수 있기까지 그들을 지탱해 온 열정과 도전의 힘은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겪어 보지 않고는 절대 느낄 수 없다는 그 불편함은, 24시간 안대로 눈을 가리고 시각장애 체험을 한다고 해서 느낄 수 있는 수준은 아닐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노력과 고통, 인내가 필요했을지는 짐작조차 하기 힘들 정도이니까요. 저 역시 그걸 알면서도 이들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슬며시 눈을 감아 답답함과 불편함을 유도해 보지만, 사실 금새 뜰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기에 잠깐의 명상으로 끝나게 되죠.
그렇게 눈을 감고 나면 나를 다른 둘러 싼 모든 것들과 차단되고 머릿 속에는 오로지 음악만 가득 차게 됨을 느끼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눈 뜬 자도, 눈 감은 자도 없이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바로 음악이 아닐까. 이들에게 음악이란 세상에 대한 글과 책이 되어 주고 그림이 되어 주고 언어가 되어 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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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예술과 나눔의 현장에 함께 할 수 있기를..
이미 관객들은 말하지 않아도 저만큼의 연주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 노력에 노력을 더하고, 땀을 흘렸을지 잘 알고 있는 듯 했습니다. 때로는 격정적인 음악에 맞춰, 때로는 부드러운 선율에 맞춰 온몸으로 음악을 느끼던 관객들은 연주가 끝나자 기립박수와 앵콜의 외침으로 함께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연주회를 마친 후.. 각 기업의 대표님들, 그리고 단체장들의 찬사와 가슴 벅찬 소감, 꼭 한번 다시 와달라는 당부의 말들로 우리 연주자분들은 정신이 없었답니다.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고 계시는 귀한 분들의 귀한 모임에 우리 하트-하트체임버 앙상블을 초청해주셔서 감사의 인사를 보내며,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로 힘을 더해주신 분들을 항상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더 많이 찾아가겠습니다. 더 많은 음악과 나눔의 실천의 현장에서 하트-하트체임버가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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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하트체임버오케스트라는 시각장애로 인해 비록 앞은 볼 수 없지만 뛰어난 음악성과 연주실력을 가진 시각장애 전문음악인으로 구성된 실내관현악단입니다. 2007년 창단연주회를 시작으로 지방순회공연 및 찾아가는 음악회, 여러 초청연주회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2008년에는 정기연주회와 해외공연, 교회초청연주회를 비롯한 여러 초청 연주들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하트-하트체임버앙상블은 이들의 음악을 원하는 다양한 무대와 상황에 맞추어 좀 더 쉽고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된 앙상블입니다. 체임버오케스트라와 또다른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여러분들과 더 많은 음악을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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