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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최수종의 행복일기 ⑧ 부모라서 미안해
첨부파일 : 등록일 : 2012-05-28 00:00:00 조회수 : 27260
‘원조 아이돌’ 최수종. 그는 수십 년이 넘는 연기 경력과 남 모르는 선행으로 일반 대중들에게는 ‘진정한 스타’로 자리매김한 베테랑 배우다. 어느 덧 데뷔 25년차. 하지만 그의 열정은 남다르기만 하다. 항상 노력하는 자세로 연기를 하고 특유의 섬세함과 포근함으로 수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요즘은 국내를 넘어 일본팬까지 확보해 ‘글로벌 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하트하트재단의 친선대사이기도 한 최수종은 최근 꾸준한 기부 활동도 펼치고 있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아프리카의 탄자니아를 방문해 따뜻한 손길로 현지 주민들의 상처를 보듬고, 소통의 시간도 가졌다.

본지는 최수종이 직접 쓴 ‘행복일기’를 통해 그의 따뜻한 속내와 봉사활동의 진정한 의미, 타인과의 소통이 어떻게 행복에 이르게 하는지를 대중들에게 전달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최수종의 ‘행복일기’ ① “9살 소년의 고된 짐,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최수종의 ‘행복일기’ ② “미소천사 알리마”
최수종의 ‘행복일기’ ③ “소년 라시드, 엄마 아빠의 눈이 되다”
최수종의 ‘행복일기’ ④ “흙탕물로 생계를 유지하다”
최수종의 ‘행복일기’ ⑤ “트라코마에도 꿋꿋한 부녀의 情”
최수종의 ‘행복일기’ ⑥ “함께 노래하고, 소통하다”
최수종의 ‘행복일기’ ⑦ “아이들의 눈이 되주고 싶습니다”
최수종의 ‘행복일기’ ⑧ “부모라서, 미안해”
최수종의 ‘행복일기’ ⑨ “한 줄기 희망의 빛, 저는 믿습니다”
최수종의 ‘행복일기’ ⑩ “작은 실천, 사랑의 초석으로..”

<프롤로그>
영화촬영을 마무리하고 하트하트재단의 친선대사 자격으로 지난 4월 7일 탄자니아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죠!. 남들은 한 번 가기도 힘들다는 아프리카, 그것도 동일한 국가를 한 번 더 방문한다고 했을 때 주변사람들은 의아해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길이야 말로 진정한 사랑이란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아픔의 땅’ 아프리카는 언제든지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이기 때문이었습니다. 1년 전 방문과는 달리 이번에는 탄자니아 남부에 위치한 음트와라라는 지역으로 향했습니다.

새로운 지역과 만남에 대한 긴장감, 그리고 기대감도 있었지만 가슴 한 켠에는 왠지 모를 미안함과 죄스러운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의 작은 변화를 기대하며 탄자니아를 방문했지만, 인천공항에서 카타르의 도하를 경유하고, 탄자니아 다레살람에서 다시 국내선 항공으로 갈아타고 도착한 음트와라는 1년 전 제 기억 속에 있는 탄자니아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는 대비되는 현지인들의 삶, 절대빈곤이라는 현실적 한계는 여전히 그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우리가 찾은 음트와라는 탄자니아 내에서도 가장 빈곤한 지역으로 타지역에 거주하는 현지인들의 발길조차 뜸한 곳이었습니다.

사랑과 희망을 나누러 가는 길, 제 바람은 늘 한결같습니다. 5박 7일의 일정동안 ‘사랑이란 언어로 서로 소통하고 마음을 나누는 것’, ‘비록 그들이 처한 상황을 내가 변화시킬 순 없지만 모든 사람의 삶은 분명 이유가 있고, 희망이 있음을 전하는 것’, 그것뿐입니다.
 
 
 
▲ “부모라서 미안해
 
이 날 라시드의 엄마도 저의 설득으로 수술캠프를 찾았습니다. 그나마 남아 있는 한쪽 눈의 시력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수술이 필요했습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그의 표정에서 두려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와 주변인들의 안내로 라시드의 엄마는 수술에 필요한 검사까지 모두 안전하게 마쳤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라시드의 엄마가 무사히 수술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라시드의 엄마는 수술대에 오르는 순간, 갑자기 수술을 거부한 채 황급히 도망쳤습니다. 저는 그의 갑작스런 행동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 했습니다. 그 때 마침 라시드가 제 팔을 잡아 끌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라시드는 저에게 “엄마가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도와 달라”며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부탁했습니다.


 
 
▲ 최수종이 라시드의 볼을 만지며 사랑을 전하고 있다. 웃음으로 가득 찬 그의 얼굴에서 따뜻한 행복이 느껴진다.

라시드는 엄마마저 앞을 보지 못하게 될까봐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아빠는 이미 트라코마로 두 눈의 시력을 잃었기 때문에, 엄마에게 만큼은 그 고통을 안겨주고 싶지 않은 아들의 마음이겠지요. 라시드의 깊고 따뜻한 마음에 저는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고개를 든 순간 이 아이에게 눈물을 들켜 버릴 것 같았으니까요.

라시드의 엄마는 저와 마을 이장의 설득으로 다시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수풀 속으로 몸을 숨기고 말았습니다. 겁에 잔뜩 질린 그의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때문에 저는 더 이상 라시드의 엄마에게 수술을 강요할 수가 없었습니다.

 
 
 
▲ 최수종이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떨고 있는 라시드의 엄마를 수술대에 오르게 하기 위해 설득하고 있다.

저는 라시드에게 다음 번 수술캠프 때는 꼭 엄마를 수술 받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며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넸습니다. 라시드는 애절함이 가득히 담긴 눈빛으로 말 없이 저를 바라봤습니다. 굳이 약속을 지켜 달라고 저에게 말하지 않아도, 아이의 애절한 눈빛에서 자신의 엄마를 지키고픈 마음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 최수종이 엄마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찬 라시드를 위로하고 있다.
이 때 문득 라시드의 엄마가 제게 했던 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부모가 되어 라시드에게 짐만 되는 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는 가슴 아픈 말이 저를 더욱 안타깝게 했습니다. 기댈 곳 하나 없는 곳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라시드 가족에게 곧 구원의 빛이 내려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최수종의 ‘행복일기’ ⑨는 5월 30일 게재됩니다.>

 
[헤럴드경제] 최수종의 행복일기 ⑦ 아이의 눈이 돼주고 싶습니다 
[헤럴드경제] 최수종의 행복일기 ⑨ 한 줄기 희망의 빛, 저는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