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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 더 나은 미래] 문화예술로 사회 바꿀 수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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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1-12-27 10:26:58 |
조회수 : 272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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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하트 재단과 함께하는 문화복지의 꿈 '문화복지의 꿈' 좌담회 |
하트하트재단과 함께한 '문화복지의 꿈' 시리즈를 진행하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문화복지'가 무엇인가였다. 우리가 말한 '문화복지'는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 특히 빈부 격차나 장애 등의 이유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문화예술'이라는 매개를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자립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소프트웨어이자 삶의 방식이었다. 발달장애 아이들로 구성된 한국의 하트하트오케스트라와 베네수엘라 빈민가 아이들로 구성된 카라카스 유스오케스트라처럼, 문화예술이 삶에 깊숙이 들어와서 사람을 바꾸고, 지역을 일으키고, 세계에 감동을 주는 현장을 소개함으로써 우리가 꿈꾸는 '문화복지'의 그림을 제시하고 싶었다.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열린 좌담회에서는 문화복지를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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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우선 복지 얘기부터 해야겠습니다. 전통적인 복지 영역에서 문화예술을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동배= 일반인들은 사회복지를 얘기할 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사실, 사회복지의 궁극적 목적은 역량강화입니다. 사회복지 대상자들이 자신감을 얻고 힘을 얻어 부정적인 것을 극복하며 발전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한편 문화란 사회 구성원이 공통적으로 향유하는 것으로, 더 나은 미래를 지향하는 생활양식입니다. 문화예술을 감상하거나 생산하는 일을 통해 구성원들 간의 소통의 범위를 넓히고 공동체 정신을 구현합니다. 문화복지를 통해 공동체 정신이 증진되고, 우리 사회가 발전하고, 소외된 자들이 그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회적인 주류로서 활동하게 되는 미래를 꿈꿀 수 있습니다.
신인숙= 하트하트재단을 만들기 시작할 때, 지역사회복지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방법이 복지의 전부는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단의 역점사업으로 발달장애 아이들의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시도하다 생각해낸 것이 오케스트라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모두 불가능하다고 얘기했습니다. 2년 전 베네수엘라 ‘엘시스테마’를 알게 되면서 그들이 우리와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됐고,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지난 6년간 아이들의 변화는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 대학을 들어간 아이도 7명이나 되고, 일반인의 인식도 크게 변했습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불안해하던 부모들에게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Q 문화예술의 어떤 면이 이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을까요.
장일범= 오케스트라 자체가 사회이기 때문에 발달장애 아동이 사회성을 배우는 가장 좋은 체계가 되기 때문입니다. 오케스트라 안에서는 각자의 역할이 다 다릅니다. 사회를 배우는 것이지요. 또 무대 위에서 박수를 받는 경험도 매우 중요합니다. 사회에서 격리되고 눈총받던 아이들도 사회의 일원으로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지난번 하트하트 오케스트라가 카라카스 유스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것을 봤는데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외국 아이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고 함께 연주하는 것을 보면서 문화복지의 가능성을 느꼈습니다.
유영재= 그렇습니다. 무대 위에서 열광적인 박수를 받아 본 사람은 그 경험을 절대 잊지 못합니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박수를 기억하면서 더 노력하게 되는 것입니다. 처음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를 창단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아예 시작을 하지 말라고 얘기한 적도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무대 위에 올라간 아이들의 연주를 듣고 적선한다는 마음이 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6년이 흐른 지금, 제가 생각했던 것만이 전부는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공연을 볼 때마다 감동하고 문화복지의 힘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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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럼 앞으로 이런 성공 사례를 어떻게 많이 만들 수 있을까요.
신갑순= 제2, 제3의 하트하트 오케스트라가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의 성공 모델을 확고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발달장애 아이들이 오케스트라 연주자로 무대에 오르는 것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다. 하나의 성공 사례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호응해줘야 합니다. 베네수엘라의 아브레우 박사가 엘시스테마를 통해 두다멜이란 스타를 키운 것처럼, 계속적으로 성공의 씨앗을 뿌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성 악단에서 이 아이들을 전문 연주자로 편입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단 한 명이라도 그런 성공 모델이 나오면, 정말 많은 소외된 이웃들이 용기를 얻을 겁니다.
신인숙= 아이들이 무대에서 내려오고 나면 무얼 먹고 살아야 하느냐는 부모님들의 걱정이 많았습니다. 저희도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이제 대학을 졸업한 7명의 연주자들로 전문 연주단을 만들려고 합니다. 교도소, 요양소, 육아시설 등 소외되고 문화예술 체험이 필요한 곳에 찾아가 적극적인 나눔 공연을 펼칠 예정입니다. 소외되고 숨어 있던 이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연주자로 성장한 데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소외된 이웃을 섬기는 사람으로 서는 것은 굉장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한줄기 맑은 물이 흙탕물을 변화시킬 수 있듯이, 지난 6년 동안 하트하트가 걸어왔던 길 역시 문화복지를 확산하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재단의 힘만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뜻있는 많은 분들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가 중요합니다.
Q 장기적으로 소외계층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김동배= 일반인의 인식 개선이 최우선 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장애인의 숫자는 인구의 10분의 1 규모입니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지요. 물질적으로 ‘나는 도움을 받는 사람’이라는 낙인감 대신에, 문화예술교육과 체험을 통해 고급문화를 향유하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삶의 활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인숙= 복지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저희도 초기에는 몇 명을 위한 복지냐는 공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질문하고 비전을 공유하면서 얻은 결론은, 우리가 전국의 모든 장애인을 커버할 수는 없지만,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의 연주자들을 통해 사회 인식이 변화되고 그로 인한 파급 효과가 커질 것이란 믿음이었습니다.
장일범= 음악가에게는 제자를 기르는 게 굉장한 기쁨입니다. 나에게 특별한 제자가 있고, 그 제자가 무대 위에서 박수받는 모습을 보면 스승이 느끼는 감동은 배가 됩니다. 예술가들이 소외 계층을 위한 재능 나눔을 한번 경험해보면 자연스레 나눔에 눈을 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나눔이 실천되면 더 많은 성공 사례가 나올 수 있겠지요.
신갑순=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예술가들이 자신의 재능을 좀 더 나누어야 합니다. 이런 가치는 계량화할 수는 없지만, 사회를 변화시키는 커다란 동인이 될 겁니다.
유영재= 문화예술을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풍토 역시 중요합니다. 러시아에서는 가난한 사람들도 1년에 한 번은 잘 차려입고 발레를 보러 갑니다. 이런 문화적 힘이 국가를 키웁니다. 빈곤층에 대한 경제적인 지원이나 서비스보다 문화복지가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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