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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이야기 | 언론 속 하트하트재단
[더 나은 미래] 발달장애인도 음악인 될 수 있다는 희망 보여줬다
첨부파일 : 등록일 : 2013-10-22 00:00:00 조회수 : 28396

하트하트재단과 함께 하는 장애 인식 개선 캠페인 해피스쿨 <4> 전문가 좌담회
해피스쿨 캠페인 진행 이후 아이들 장애 인식 바뀌고 단원들은 자신감 많이 생겨
장수郡에 연주하러 갔더니 600명 모일 만큼 관심 높아
정작 정부·매스컴 인식 부족 부처별 업무 칸막이 없애고 언론은 긍정적인 보도 필요
美 오바마 대통령 당선 이후 흑인에 대한 생각 달라졌듯 장애인 성공사례도 발굴해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지난 4월부터 하트하트재단과 함께 장애 인식 개선을 주제로 기획 기사를 연재해왔다. 오케스트라 단원을 거쳐 음악대학까지 졸업한 발달장애 청년들이 직접 초등학교를 찾아가서 연주를 하고, 발달장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해피스쿨(Happy School)’ 캠페인을 동행 취재했다. 더나은미래와 하트하트재단은 지난 11일 정부기관, 학계, 비영리단체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모아 의견을 나눴다. 좌담회에는 허인정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대표(미디어·진행), 신인숙 하트하트재단 이사장, 이을숙 하트해피스쿨 교육 전문강사, 김희아 수서초등학교 학교장, 김동배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원희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정희 한국장애인개발원 정책개발연구원부장이 참석했다.
 

 
 
 
 
사회=해피스쿨 캠페인이 진행된 지난 2년 동안 각 학교에서는 어떤 변화들이 일어났는가.

이을숙=일단 아이들의 눈빛부터 달라졌다. 처음엔 발달장애 청년들이 왔다는 것에 호기심을 가졌다가, 앙상블 단원들의 연주를 들으면서 놀라고 또 감동하더라. 연주가 끝난 뒤 '나도 악기를 배우고 싶다'든가, '이제 발달장애 친구들에게 먼저 말을 걸고 친구가 되겠다'고 말하는 아이가 많다. 앙상블 단원들의 자신감도 몰라볼 정도로 향상됐다.

신인숙=지방에 있는 학교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우리 학교도 해피스쿨 앙상블 단원들을 만나고 싶다'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 수도권과 달리 지역에서는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전북 장수군에서 하트하트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주했는데, 인근 초등학교에서 약 600명이 몰려올 정도로 니즈(Needs·필요)가 높다.

사회=국내에서 장애 인식 개선 캠페인이나 교육을 진행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김희아=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당연한 '배려'를 '특혜'로 보는 부정적인 시선이 문제다. 장애 학생을 위해 문턱 없는 현관을 만들거나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이 소수를 위한 지나친 투자라는 의견들이 있다. 그러나 장애인이 불편하지 않은 사회는 결국 우리 모두에게 불편함이 없는 사회가 된다.

김동배=우리나라 매스컴은 장애인의 긍정적인 면을 다루는 데 인색하다. 미국 유학 시절, 장애인의 일상을 동행 취재한 기사가 지역 신문에 꾸준히 연재되는 것을 봤다. 친구, 교사, 학교, 정부 등 다양한 주체의 도움이 장애 학생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기사 내용을 보고 '나도 언젠가 작게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신인숙=정부 부처별 '칸막이'도 문제다.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지원이 필요해 복지부에 가면 '문화 사업이니 문화관광부에 가라'고 하고, 문화관광부에 가면 '교육부에 가라'고 하고, 교육부에 가면 '복지부에 가라'는 식이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 인식을 바꾸려면 관련 부처들이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사회=발달장애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나 제도적 수준은 어떠한가.

최원희=한국은 아직 지체장애인을 위한 정책이 대부분이었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보호하는 정책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은 바로 이 점을 보완한다. 비장애인이 어린 시절부터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인정하고 친구로 인식한다면, 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발달장애에 대한 사회의 배타적인 분위기가 완화될 것이다.

김정희=아직 발달장애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미흡하다. 얼마 전 국회에서 '발달장애인이 10만명도 되지 않는데, 이들을 위해 수백억원을 투입해야 하느냐'는 비판을 들었다. 지난해 발달장애지원법이 발의됐고, 복지부에서도 발달장애인 종합지원대책을 발표하는 등 제도 개선이 꾸준히 이뤄지는 점은 다행스럽다.

사회=발달장애인의 자립을 위해서 선행돼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김정희=우선 다양한 직업 아이템이 개발돼야 한다. 최근 직업재활을 통해 많은 발달장애인이 공공기관에 진출하고 있다. 연구소에서도 기관들과 협력해 장애인 청년에게 요양보호사 보조 업무를 맡기거나,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발달장애인을 구청 카페에 취직시키는 연계형 고용을 시도하고 있다. 해피스쿨 캠페인 역시 '발달장애인도 음악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최원희=한 기관에서 다운증후군 청년에게 마사지나 두피관리를 가르치고 미용사 자격증 취득을 도왔다. 그런데 모두 취직에 실패했다. 손님의 머리를 만지는 것은 굉장히 섬세한 작업인데, 손님들은 다운증후군 청년들에게 이런 작업을 맡기지 않으려 한다. 발달장애인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아이템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에서 얼마나 이들의 활동을 필요로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신인숙=직업 활동의 지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펀드 등의 장치가 필요하다. 아직 장애인이 일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 월 80만원 정도의 직업재활에 참여해도 '장애인이 무슨 80만원을 받느냐'면서 원래 임금의 반값만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1~2년 일하다가 재활이 중단되면 당사자와 부모의 상실감은 말할 수 없다.

사회=장애인에 대한 사회 인식이 변화하려면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김희아=장애인만이 아니라, 장애인 자녀를 둔 가정에 신경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집안에 장애인이 있다면 물질적, 심리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부모나 형제·자매를 위한 프로그램이 추가로 개발됐으면 한다.

김정희=공공기관과의 교육 연계도 좋은 방안이라 생각한다. 최근 우선구매제도를 시행하는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공기관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인식 개선 교육을 진행한다면 발달장애인 정책 수립과 적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신인숙=미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흑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 발달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는 성공사례를 만들어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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