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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사외보] 거짓없이 순수한 아이들, 희망의 서곡을 연주하다

등록일:2008-07-07 조회수:56,638

"거짓없이 순수한 아이들, 희망의 서곡을 연주하다"

세상과 소통하는 열정적인 하모니
국내 첫 발달장애청소년 관악단 하트-하트 윈드오케스트라



 

오후 4시 연습이 시작되기 전 작은 빨간색 카드가 박성호 씨의 악보대 위에 놓여있었다.
'박성호 지휘자 선생님, 부족한 저희에게 어려운 음악을 잘 가르쳐 주시니까 하늘만큼 고맙습니다.'
스물 다섯 살의 은성호 학생이 쓴 예쁜 카드였다.

국내 최초의 발달 장애 청소년 관악단 하트 하트 윈드 오케스트라의 스물 네명 단원을 만나러 간 날은 스승의 날이었다. 오랜 시간 자신만의 세계에서 살아 온 청소년들이 음악이라는 매개체로 화음을 맞추는 일은 단지 연주를 하는 차원을 넘어 사회와 소통하고 자신과 부모의 깊은 우울을 치유하는 일이기도 하다. 많은 전문가들이 발달 장애 청소년과 오케스트라는 교집합을 찾지 못하는 평행선이라고 믿었지만 윈드 오케스트라가 이루어 낸 기적은 외국에서도 사례를 찾기 힘은 멋진 성과를 내고 있다.

"아이들은 늘 수동적이었어요. 스스로 무언가를 찾아서 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죠. 그런 아이들이 목표 의식이 생겨 스스로 연습을 하고 악기를 사달라고 조르고, 연습에 오지 않은 친구들의 안부를 궁금해 하고, 연주가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스스로에게 크게 화를 내는 모습은 발달 장애 아이들에게는 엄청난 변화와 발전이에요. 저희의 모범 사례를 높이 평가해 올 가을에는 시카고 발달 장애 아동 센터 레이그라함의 초청을 받아 시카고와 LA에서 공연도 가질 예정이지요."

하트하트재단 사회복지사 오은혜 팀장의 말이다. 일주일에 두 번 있는 연습은 아이들과 엄마들에게는 늘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아이들이 오케스트라 단원이 된 뒤 가장 행복해진 사람들은 오랜 시간 혼자 깊은 슬픔을 삭여야 했던 발달 장애 아이들의 엄마와 아빠였다. 스스로 공연 스케줄을 체크하고 작은 돈이지만 통장으로 들어오는 연주비도 챙기고 악보를 읽고 연습에 몰입하는 것을 보면 엄마들은 감격해서 눈물이 난다.

2006년 윈드 오케스트라의 첫 공연날 공연장은 눈물 바다였다고 한다. 스스로와 부모를 위한 마음의 치유를 목적으로 시작된 아이들의 연주는 이제 삶의 용기가 필요하 환아들에게 희망의 서곡이 되어주고 있다.

"저는 유치원 선생님이 되었다가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었다가 음악 선생님이 되었다가 합니다. 3년 전 이 아이들과 처음 만났을 때 날마다 두통에 시달렸고 몇 번을 그만두고 싶었어요. 하지만 아이들의 열정 어린 눈빛을 보았고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 완성도 있는 곡을 연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지요. 아이들의 진심 어린 소리가 절 늘 이곳에 오도록 만들어요." 마법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지휘자 박성호 씨는 거짓없이 순수한 아이들의 변화의 힘을 매 순간 느낀다고 말한다.

가을 초청 공연 준비로 새로운 악보를 받아 맹연습 중인 아이들. 플룻, 클라리넷, 색소폰, 트럼펫 파트 옆에 앉아 아이들과 호흡하는 전문 연주자 선생님들. 그들의 하모니는 튜바의 고고한 저음, 플룻과 클라리넷의 청명한 멜로디를 타고 작은 연습실에 울려퍼지고 있다. 아이들은 지금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을 온 열정을 다해 위풍당당하게 연주하고 있다. 진지하게 그리고 매혹적으로.

글/김윤수. 사진/최배문

*본 글은 삼성사외보에 실린 기사와 사진을 재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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